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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까지 내버려두었다가 다시 원수를 갚도록 해요!”소세옥은 자못 마땅치 않다는 듯, 강주 아

가씨의 말에 불만을 표시했다.”그건 옳지 못한 방법인데! 이런 짓을 해놓으면 앞으로 천하 무

예계 사람들이 이 소세옥을 얼마나 경멸하겠느냔 말이야?”만빙여 아가씨가 입을 삐쭉하면서

앙칼진 음성으로 대꾸했다.”아니, 그럼 정기봉의 손에 목숨을 빼앗겨야만 영웅이 된단 말인가

요? 지인용(智仁勇)이라고 할 때, 왜 ‘지’자가 위에 붙는지 알아요? 무턱대고 꾀 없고 승산이 없

는 싸움을 했다고 해서 새상 사람들이 영웅 대접을 해주는 것은 아니니까요!”매약화 아가씨

도 장탄식을 금치 못하면서 타이르듯이 말했다.”이봐! 소세옥! 만씨댁 아가씨의 말이 옳은 말

이야! 왜냐하면 우리는 공평하게 경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, 또 무학(武學)의 실력이나 재

간을 인정받자는 마당도 아니니까‥‥‥ 우리는 지금 불공대천지원수를 갚고 있는 거란 말이

야! 무예계를 위해서 잔인 무도한 악당을 없애 버리자는 거야! 그 점을 똑똑히 알아야지!”

세 아가씨들이 저마다 이유를 고집하고 떠들고 나서는 바람에 소세옥은 반박을 가할 만한 겨

를도 없었다. 그저 장탄식을 금치 못할 따름이었다.”그러나 무예계에서 말하는 공평한 경쟁이

나 원수를 갚는 일에나 또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에 반드시 이런 방법을 써야만 된다는 법

은 없겠지?”만빙여 아가씨가 또 조그만 입술을 삐쭉하고 다부지게 대꾸했다.”왜 이렇게 정신

을 못 차리는 점잖은 소리만 하느냔 말예요? 그 당년의 소세옥이란 사람의 부모를 살해하고

온 집안을 몰살시켰을 때에, 아, 그래, 정기봉은 공평한 경쟁의 방법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단

말예요? 이봐요! 사람 화나게 굴지 말고 잠자코 있어요!”바로 이 순간에 천하제일방 사람들

틈에서 몇 줄기의 사람의 그림자가 훌쩍 뛰어 내달았다.만빙여 아가씨가 재빨리 눈치채고

매몰차게 소리를 질렀다.”꼼짝 말고 있어!”몸을 약간 움직이는 척하고, 만빙여 아가씨는 저편

에서 뛰쳐 나오려는 세 사람을 가로막아 버렸다.저편에 서 있던 주육화상도 재빨리 눈치를 채

고 매소천과 제일명에게 말했다.”하하하! 이 친구들 바보처럼 잠자코만 있을 때가 아닌데! 우리

세 사람도 한 번 얼굴을 내밀어야 할 판국이 된 것 같은데‥‥‥‥”말소리가 그치는 순간, 벌

써 세 줄기 그림자가 쏜살같이 만빙여 아가씨의 신변가까이 달려 갔다.주육화상은 만빙여 아가

씨를 쳐다보고 씽끗 소리 없이 웃었다.”이봐! 조카! 이 화상 아저씨는 위대하신 방주님 같은

인물하고는 싸울 수 없지만, 저따위 개뼈다귀 같은 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