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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흥 네놈은 적 소저로 인해서 목숨을 건진 줄 알아라!”그 말이 초일의 자존심을 건드렸다.

한낱 여자 때문에 자신이 살았다는 말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치욕적이었다. 초일은 싸늘한

얼굴로 말했다. 갑자기 주위가 그의 몸에서 나오는 살기에 차갑게 식어 갔다.”네놈이 말하

는 것이 천산이괴를 말하는 것이냐?””흥! 그 더러운 명호를 말하지 마라, 무엇이 천산이괴

란 말이냐! 당 소저가 이미 사과하고 사형들의 억울한 누명은 풀렸다. 하지만 내가 그곳에

서 본 것은 무덤 두 개였다. 네 녀석의 이름도 밑에 친절하게 적혀 있더구나. 흥! 초일? 겨우

초일이 천산이괴를 죽인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그곳에 있던 청년들과 적 소저와 그 소녀도

놀란 얼굴로 초일을 살폈다. 객잔의 2층은 분주했으나 사공지의 흉흉한 기세와 초일의 살

기에 사람들이 밑으로 내려갔다.어느새 주위에 빈 의자와 빈 탁자만이 널려 있었다. 여러

청년들은 말리고 싶었으나 문파 내의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만히 지켜

보고 있었다.”강호의 동도들이 나를 분광검이라 부른다. 그 이유를 알게해 주마!”사공지

는 검을 뽑아 들었다. 그의 검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노을에 붉게 빛나고 있었다. 초일

시 자리에서 일어났다. 이렇게 자존심이 상하는 날은 처음이었다. 장찬은 단지 초일이 천

산이괴를 죽였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. 그럴 만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.낭인들을 하

라고 말하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은 그가 잘 아는 사실이다. 그런 그들에게 제일검이라

는 소리를 듣는 초일이다. 집에서 상대가 없이 연습한 검이 이길 수 없는 것이다. 그의 이

름은 사람들이 모르나 그의 명호는 이미 강호의 절정 고수에 올라 있지 않은가!”말려야

되지 않아요?”천여랑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장찬에게 말하자 장찬은 미소를 지으며 고

개를 흔들었다.”걱정 말아라, 초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수이다. 제아무리 명

문의 점창이라도 방 안에서 배운 무공이 살아 숨쉬는 사람을 상대한 무공에 따라오지 못

한다.”장찬의 말에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. 하

지만 걱정스러운 눈길은 초일을”검을 뽑아라!”사공지가 검을 손에 쥐고만 있는 초일에

게 검집에서 검을 뽑으라는 말을 한 것이다. 하지만 초일은 싸늘하게 미소를 지었다.

“내가 검을 뽑으면, 넌 죽어.”초일의 말에 사공지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검을 옆으로 쳐들었

다. 사공지는 초일의 말에 굉장히 화가 났다. 자신이 누구인가? 어릴 때 점창파의 장문인 제자

로 들어가 수많은 영약을 먹으며 무공을 키웠다. 그리고 우내십기 중 단연 수위에 올라 있으

며 배분 역시 높아 자파의 젊은이 중 자신보다 높은 사람은 없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