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것은 길을 떠나오는 도중에비바람을 만나게 되어서 시체를 전문으로 맡아 주기 위해서 경영하고

있는 시소(屍所)까지 미처 도착하지 못했다는 이유뿐인 것이다. 그래서 이 땅딸보 늙은이는 비

바람을 무릅쓰고 송장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고, 밖에 볼 수 없는 일이다.(중국 사람들은 시체

를 매장도, 화장도 하지 않고 두꺼운 나무 관속에 넣어서 다년간 그대로 보관해 두는 풍습이 있

다. 그래서 시체를 적당한 장소까지 끌고 다니기를 잘한다.)등불이 여전히 흔들흔들, 방울 소리도

여전히 처량하게 계속되었다. 유령 같은 시커먼 그림자가 땅 위에 어른어른 번쩍번쩍‥‥‥

사람들은 누구나 대개가 낯선 땅에서 객사했을 이런 시체들의 행렬과 맞닥뜨리는 것을 극력 피

하려 한다. 이런 것을 구경하게 된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요, 자신에게 어떤 불행을 가져온다는

미신이 있기 때문이다.그러나 바로 이때, 이 음산하고 무시무시한 길 옆 숲 속에는 몸차림을 가

뜬히 한 두 사람의 장정들이 아무도 모르게 숨어 있었다. 그 두 장정들은 멀지 않아서 자기네

들 눈앞에 나타나게 될 시체의 행렬을 유심히 노려보고 있었다.비바람이 뜸해졌다.땅딸보 노인

은 무슨 이상한 음향이 귓전을 스쳐 나가는 듯해서 깜짝 놀라며 주춤하고 걸음을 멈추었다.

바로 이 순간에, 왼편 숲 속으로부터 난데없는 괴상망측한 웃음소리가 들려 나왔다.”

‥‥‥ 흐흐흐‥‥‥.”그 웃음소리와 함께 두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숲 속으로부터 번갯불처

럼 후닥닥 뛰쳐나왔다. 서릿발같이 매섭고 새파란 두 줄기 광채가 무시무시하게 뻗쳐 나면

서 노인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.땅딸보 노인은 깜짝 놀라서 선뜻 뒤로 물러섰다. 그러나 사람

의 그림자와 서슬이 시퍼런 칼 빛을 확인했을 때, 노인은 배장을 든든히 먹고, 목석같이 버티

고 서서 기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.”시체를 끌고 가는 사람이오! 앞길을 틔워 주시오!”

두 사람의 장정들은 번쩍번쩍 날카로운 광채를 발사하는 눈초리로 땅딸보 노인과 그 뒤에

멈춰져 있는 네 구의 시체를 말없이 노려보고 있었다.두 장정 중에서 한 사람이 앞으로 불쑥

나섰다. 한 손에 칼을 잔뜩 움켜잡은 채 거친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.”이 늙은이! 저 네 구의

송장이 정말 죽은 사람들의 시체란 말이냐?”땅딸보 노인은 여전히 기계처럼 고개를 끄덕

이면서 대답했다.”물론입죠! 모두 죽은 사람들 시체입니다! 두 분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실

일이 조금도 없습니다! 모두 송장인 걸요! 송장을 보시고 놀라신다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

에게 불길한 일일 뿐입죠!””헤헤헤 ‥‥‥ 헤헤 ‥‥‥.”옆에 서 있던 다른 장정이 기탄없

이 냉소를 터뜨리면서 말했다.”우리들은 천하를 내 세상같이 횡행하고 돌아다닌 지 이미

수십 년! 우리들의 단혼도(斷魂刀) 칼날에 죽어 넘어진 인간들이 부지기수인데, 이까짓 송

장쯤을 보고 놀라다니‥‥‥ 여보게! 둘째! 저 송장들을 조사해 보게! 그 중에 가짜가 섞여

있지나 않은지?”둘째라 불린 그 장정은 손에 여전